치매 시대, 노후 자산을 지키는 3가지 방법
밤에 잠자리에 들었을 때 이유 없이 온몸이 쑤시고 아픈 날에는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칩니다. ‘지금 가진 돈으로 내가 죽을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?’젊을 때는 쉽게 밀어낼 수 있는 질문이지만, 몸이 아프고 삶이 불안해질수록 이 질문은 점점 현실이 됩니다.
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중년 이후 경제적 불안과 건강 악화가 동시에 찾아오는 시기를 겪습니다. 병원비가 걱정되고, 통장 잔고를 들여다보는 횟수가 늘어납니다.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는 한 가지 큰 위험이 있습니다. 노후 자산은 병이나 사고보다 먼저, ‘사람’에 의해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.
내 노후 자금을 탐내는 사람이 가족이라면?
150조원이 넘은 치매 머니, 이미 현실이 된 위험
전문가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 관리 주체를 잃은 이른바 ‘치매 머니’ 규모가 150조 원을 넘어섰다고 추산합니다. 이는 치매로 인해 스스로 자산을 관리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보유한 자산을 의미합니다. 문제는 이 막대한 자금이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입니다.
실제 사례를 보면 충격적입니다.
가족에게 주어졌던 면제부, 친족상도례
오랫동안 우리 법에는 ‘친족상도례’라는 조항이 존재해 왔습니다. 이는 가족 간 재산 범죄에 대해 형사 처벌을 제한하거나 면제하는 제도입니다. 가정 내부의 문제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겠다는 취지였지만, 현실에서는 노인 경제적 학대를 방치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. 다행히 2024년 6월, 헌법재판소가 이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, 2025년 말까지 제도 개선이 예고되었습니다. 하지만 법 개정과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전까지는 개인이 스스로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.
제도는 있지만, 현실은 멀었습니다
많은 사람들이 '후견인을 세우면 되지 않느냐'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. 치매 환자 중 후견인이 지정된 비율은 1%에도 미치지 못합니다. 비용 부담, 복잡한 절차, 그리고 무엇보다 후견인의 대부분이 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 때문입니다. 또한 일부 요양시설에서 발생하는 금전 관리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. 간식비, 비급여 비용 명목으로 반복적인 인출이 이루어지거나, 사망 직전 자금을 인출하는 사례도 실제로 보고되고 있습니다. 치매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. 65세 이상 인구의 약 10%가 치매를 겪고 있으며, 8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그 비율이 절반에 가깝습니다.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지금, 치매는 예외가 아니라 확률의 문제입니다. 준비하지 않으면, 노후 자산의 운명은 전적으로 타인의 양심에 맡겨질 수밖에 없습니다.
지금 당장 준비해야 할 세 가지 안전장치
첫째, 치매 안심 신탁입니다.
은행이나 공공기관을 통해 자산을 신탁하고, 치매 발생 시에도 병원비와 생활비만 제한적으로 지급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. 자산의 소유권과 사용 목적을 명확히 법적으로 고정하는 장치입니다.
둘째, 임의 후견 제도입니다.
셋째, 지연 인출 및 알림 서비스입니다.
고액 인출 시 일정 시간 지연을 두거나, 지정한 제3자에게 알림이 가도록 설정하면 갑작스러운 자금 유출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.